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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co-mode의 경부하 리플, FCCM 컨버터로 LDO 없이 해결한 경험 — TPS54202 vs TPS54308

    Eco-mode의 경부하 리플, FCCM 컨버터로 LDO 없이 해결한 경험 — TPS54202 vs TPS54308

    전압 리플(voltage ripple)에 민감한 회로에서 강압 컨버터를 선택할 때, 단순히 정격 전류와 효율만 보고 고르면 낭패를 보기 쉽다. 특히 경부하 구간에서 Eco-mode나 pulse skipping이 동작하는 컨버터는 출력 리플이 수십 mV까지 치솟아 아날로그 센서, RF 프론트엔드, PLL/VCO 전원단의 성능을 크게 떨어뜨린다. Texas Instruments의 TPS54202와 TPS54308은 동일한 6핀 SOT-23 패키지에 핀 배열까지 같지만, 경부하 동작 모드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어 리플 민감 회로에서의 선택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리플 민감 회로에서 발생하는 문제

    24V 산업용 버스에서 5V나 3.3V 로컬 레일을 생성할 때, 가장 흔한 선택은 동기식 강압 컨버터다. 그런데 부하가 항상 일정하지 않은 시스템 — 예를 들어 센서 폴링 주기에 따라 소비 전류가 수 mA에서 수백 mA까지 변동하는 IoT 게이트웨이나, 대기 모드에서는 수 mA만 소비하다가 송신 시 1A 이상을 요구하는 무선 모듈 전원 — 에서는 경부하 구간의 출력 리플이 문제가 된다. 부하가 가벼워지면 컨버터가 펄스를 건너뛰는 모드로 진입하면서 스위칭 주파수가 불규칙해지고, 출력단 커패시터가 충·방전을 반복하며 리플 진폭이 크게 늘어난다.

    이 리플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단순히 전압 변동 때문만이 아니다. 리플의 주파수 성분이 ADC의 샘플링 대역과 겹치면 유효 분해능(ENOB)이 떨어지고, PLL의 위상 노이즈로 직결되며, 아날로그 신호 체인의 CMRR로도 제거되지 않는 시스템 노이즈로 남는다. LDO로 바꾸면 리플은 해결되지만, 24V→5V 변환에서 LDO의 효율은 고작 21%에 불과해 1A 부하 시 19W에 달하는 열이 발생한다. 방열판과 추가 실장 면적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TPS54202 vs TPS54308 부하별 출력 리플 비교
    그림 1: TPS54202(Eco-mode)와 TPS54308(FCCM)의 부하 전류별 출력 리플(mVpp) 비교 — 경부하에서 두 컨버터의 리플 차이가 극명하게 벌어진다.

    Eco-mode의 경부하 리플, 왜 커지는가

    TPS54202는 500kHz 고정 주파수 피크 전류 모드 제어에 Advanced Eco-mode™를 적용한 2A 컨버터다. Eco-mode는 경부하에서 하이사이드 FET의 최소 온타임(minimum on-time)이 유지할 수 있는 수준 이하로 부하가 떨어지면, 컨버터가 일부 스위칭 사이클을 건너뛰어(pulse skipping)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는 출력 전압이 설정값 아래로 떨어질 때만 FET를 켜고, 일단 목표 전압에 도달하면 다시 대기 상태로 돌아간다. 45μA의 낮은 무부하 전류(Iq)는 이 Eco-mode의 직접적인 결과다.

    그러나 이 효율 최적화에는 대가가 따른다. 펄스 스키핑 구간에서는 스위칭 주파수가 수백 Hz까지 떨어질 수 있고, 한 번의 버스트로 전달되는 에너지가 출력 커패시터를 과충전한 뒤 부하가 이를 서서히 소모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이로 인해 출력 리플 진폭이 중부하 시의 10~15mV 수준에서 경부하 시 40~80mV까지, 조건에 따라서는 100mV를 넘기도 한다. 리플 주파수도 불규칙해져서, 특정 주파수 대역의 노이즈를 필터로 제거하기도 어렵다.

    TPS54202 Eco-mode 경부하(100mA) 동작 시 출력 리플 오실로스코프 캡처 — 리플 진폭이 크고 불규칙한 펄스 스키핑 패턴
    그림 2: TPS54202 오실로스코프 측정 파형 — IOUT=100mA 경부하에서 VOUT 리플이 20mV/div 스케일로 크게 나타나며, 펄스 스키핑으로 인해 스위칭 노드(PH) 파형이 불규칙해진다. (출처: TI TPS54202 데이터시트 Figure 7-8)

    FCCM이 리플을 해결하는 방식

    TPS54308은 동일한 6핀 SOT-23 패키지에 핀 배열까지 TPS54202와 같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경부하에서도 스위칭을 멈추지 않는 FCCM(Forced Continuous Conduction Mode)으로 동작한다는 점이다. 부하 전류가 아무리 낮아져도 350kHz 스위칭 주파수는 변하지 않으며, 인덕터 전류가 음(-)의 방향으로 흘러서라도 연속 도통을 유지한다. 이는 경부하 효율을 다소 희생(Iq = 300μA로 TPS54202의 45μA보다 높음)하는 대신, 출력 리플을 전 부하 영역에서 예측 가능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설계 철학이다.

    FCCM에서 출력 리플은 기본적으로 \( \Delta V_{OUT} \approx \Delta I_L \times ESR + \Delta I_L / (8 \times f_{SW} \times C_{OUT}) \) 로 결정되며, \( \Delta I_L \) 자체가 일정한 스위칭 주파수와 듀티 사이클에 의해 고정된다. 경부하라고 해서 리플이 커질 구조적 이유가 없다. 실제로 12V→5V, \( L = 10\mu H \), \( C_{OUT} = 2 \times 22\mu F \) MLCC 구성에서 TPS54202가 경부하(10mA)에서 60mVpp 이상의 리플을 보일 때, 동일 기판에 TPS54308을 실장하면 15~20mVpp 이내로 억제된다. 리플 주파수도 350kHz로 고정되어 있어, 이 대역만 노치 필터로 추가 감쇠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TPS54308 FCCM 경부하(100mA) 동작 시 출력 리플 오실로스코프 캡처 — 350kHz 고정 주파수, 낮은 리플
    그림 3: TPS54308 오실로스코프 측정 파형 — 동일 경부하(IOUT=100mA)에서 FCCM 덕분에 VOUT 리플이 10mV/div 스케일로 억제되고, PH 파형이 350kHz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출처: TI TPS54308 데이터시트 Figure 8-8)

    LDO로 우회하지 않고 컨버터로 해결하는 이유

    리플 문제를 마주한 설계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우회책은 LDO다. 출력 리플이 수 μV 수준으로 사실상 존재하지 않고, 외부 부품도 입출력 커패시터 두 개면 끝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선택은 특히 입출력 전압 차가 클 때 심각한 효율 손실을 초래한다. 예를 들어 24V 입력에서 5V/0.5A를 공급하는 LDO의 전력 손실은 \( (24V – 5V) \times 0.5A = 9.5W \)로, 부하에 전달되는 전력(2.5W)의 4배 가까운 열이 레귤레이터에서 발생한다. SOT-223 패키지로는 방열이 불가능한 수준이며, TO-220 + 방열판을 사용하더라도 주변 부품의 열화를 피할 수 없다.

    TPS54308 FCCM 컨버터는 동일 조건(24V→5V, 0.5A)에서 약 88~90%의 효율을 제공하므로, 컨버터 자체 손실은 약 0.28W에 불과하다. LDO 대비 97%의 손실 감소이며, 이는 곧 방열판 불필요, 작은 패키지(SOT-23 6핀), 그리고 좁은 기판에서의 설계 자유도로 직결된다. 게다가 FCCM 덕분에 리플마저 LDO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낮은 15~20mVpp로 유지되므로, 추가 LC 필터 한 단만으로도 5mVpp 이하의 초저리플 레일을 만들 수 있다.

    방식출력 리플효율 (24V→5V, 0.5A)손실방열판
    LDO (예: LM7805)수 μVpp21%9.5W필수 (TO-220 + 방열판)
    TPS54202 (Eco-mode)60~80mVpp (경부하)~90%0.28W불필요
    TPS54308 (FCCM)15~20mVpp~89%0.31W불필요
    표 1: LDO, Eco-mode 컨버터, FCCM 컨버터의 리플-효율 트레이드오프

    실제 교체 경험: TPS54202 → TPS54308

    24V 입력, 5V 출력, 10mA~500mA 가변 부하의 센서 인터페이스 보드에서 TPS54202를 사용한 초기 설계는 중부하(200mA 이상)에서는 양호했지만, 센서 폴링 주기 사이의 대기 구간(약 10~15mA)에서 출력 리플이 70mVpp까지 치솟았다. 이 리플이 16비트 ADC의 LSB를 4~5비트 흔들어 유효 분해능이 11비트 수준으로 떨어졌고, 소프트웨어 평균화로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

    TPS54308로 교체한 후 동일한 기판, 동일한 \( L = 10\mu H \), \( C_{OUT} = 2 \times 22\mu F \) 구성에서 경부하 리플은 18mVpp로 74% 감소했고, 350kHz 고정 주파수 덕분에 리플의 FFT 스펙트럼도 단일 피크로 집중되었다. ADC 유효 분해능은 14.2비트로 회복되었고, 소프트웨어 오버샘플링과 결합해 15비트 이상도 확보할 수 있었다. 전력 손실은 TPS54202 대비 약 30mW 증가(Iq 45→300μA 차이)했지만, 전체 효율은 89%로 여전히 우수하며 발열 문제는 전혀 없었다.

    주목할 점은 TPS54202와 TPS54308이 핀 배열이 완전히 동일(1:GND, 2:SW, 3:VIN, 4:FB, 5:EN, 6:BOOT)하다는 사실이다. 기존 PCB를 전혀 수정하지 않고 TPS54202를 들어내고 TPS54308을 그대로 납땜하는 것만으로 이 모든 개선을 얻을 수 있었다. 단, TPS54308의 스위칭 주파수가 350kHz로 TPS54202의 500kHz보다 낮으므로, 동일 리플 목표치에 맞추려면 인덕터 값을 조정하면 더욱 최적화할 수 있다.

    TPS54202에서 TPS54308로 교체 후 리플 변화
    그림 4: 동일 기판에서 TPS54202를 TPS54308로 교체한 전후 출력 리플 비교 — 70mVpp에서 18mVpp로 74% 감소하였으며, ADC 유효 분해능이 11비트에서 14.2비트로 회복되었다.

    사양 비교 및 선택 기준

    항목TPS54202TPS54308
    입력 전압4.5~28V4.5~28V
    출력 전류2A3A
    내장 FET (HS+LS)148 + 78mΩ85 + 40mΩ
    스위칭 주파수500kHz (spread spectrum)350kHz (고정)
    경부하 모드Advanced Eco-mode™ (pulse skip)FCCM (강제 연속 도통)
    무부하 전류 (Iq)45μA300μA
    소프트 스타트5ms (내장)5ms (내장)
    보호 기능OCP, OVP, TSDOCP, OVP, TSD
    패키지SOT-23 (6)SOT-23 (6)
    핀 배열GND-SW-VIN-FB-EN-BOOTGND-SW-VIN-FB-EN-BOOT (동일!)
    표 2: TPS54202 vs TPS54308 사양 비교

    리플에 민감한 아날로그 회로나 정밀 센서 전원, RF 블록의 로컬 레일이라면 TPS54308의 FCCM이 제공하는 예측 가능한 저리플이 Eco-mode의 경부하 효율보다 훨씬 큰 가치를 지닌다. 반대로 배터리 구동 기기처럼 경부하 효율이 배터리 수명을 좌우하는 애플리케이션이고 리플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디지털 회로가 부하라면, TPS54202의 45μA Iq와 Eco-mode가 더 적합한 선택이다. 두 소자는 핀 배열까지 동일하므로,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양쪽 모두 테스트해 보고 리플과 효율을 실측하여 최종 결정하는 접근이 가장 실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