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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MPS Y-Cap의 EMC와 가청 소음, 실장과 소자 선정으로 해결한다

    SMPS Y-Cap의 EMC와 가청 소음, 실장과 소자 선정으로 해결한다

    SMPS 설계에서 Y-Cap은 EMI 규제를 통과하기 위한 필수 소자지만, 막상 실장하고 나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과 마주하는 경우가 많다. 접지 패턴을 조금만 길게 빼도 EMC 마진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조용해야 할 회로가 윙윙거리는 가청 소음을 내기도 한다. Y-Cap은 단순히 “데이터시트 정격만 맞추면 되는” 수동 소자가 아니라, 실장 레이아웃과 유전체 재료 특성까지 고려해야 비로소 제 역할을 하는 까다로운 부품이다. 이 글에서는 Y-Cap의 EMC 성능을 좌우하는 접지 배선 길이의 영향과, 스위칭 노이즈가 유전체를 통해 가청 소음으로 변환되는 메커니즘, 그리고 각각의 문제를 실장 최적화와 소자 선정으로 해결한 실제 경험을 다룬다.


    Y-Cap의 EMC 역할과 접지 배선의 함정

    Y-Cap CM 노이즈 경로 등가 회로
    그림 1: SMPS 1차-2차 간 기생 용량 Cps를 통해 흐르는 CM 노이즈 전류 경로의 등가 회로. Y-Cap(CY)이 노이즈를 FG로 바이패스하지만, PCB 배선의 기생 인덕턴스 Ltrace가 직렬로 작용하여 고주파 바이패스 성능을 제한한다.

    Y-Cap은 SMPS의 1차 측과 2차 측, 혹은 1차 측과 접지(FG) 사이에 연결되어 Common-Mode(CM) 노이즈를 바이패스하는 경로를 제공한다. 스위칭 소자의 고속 턴온·턴오프로 인해 트랜스포머의 1차-2차 간 기생 커패시턴스 \( C_{ps} \)를 통해 CM 전류가 흐르는데, 이 전류가 LISN으로 돌아가면 EMI 측정에서 허용 레벨을 초과하게 된다. Y-Cap은 이 전류를 접지 쪽으로 션트하여 LISN에 나타나는 CM 전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회로도 상에서는 Y-Cap이 완벽한 단락처럼 보이지만, 실제 PCB에서는 Y-Cap에서 접지까지의 배선이 기생 인덕턴스로 작용한다(그림 1의 Ltrace). 이 인덕턴스는 Y-Cap과 직렬로 연결된 등가 회로를 형성하여, 고주파로 갈수록 임피던스가 상승하고 바이패스 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 수식으로 표현하면 Y-Cap을 포함한 바이패스 경로의 임피던스는 \( Z = \sqrt{R_{ESR}^2 + (\omega L_{trace} – \frac{1}{\omega C_Y})^2} \) 로 주어지며, 배선 길이에 비례하는 \( L_{trace} \) 항이 고주파 EMI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된다.

    Y-Cap + 배선 인덕턴스 합성 임피던스 vs 주파수
    그림 2: 2.2 nF Y-Cap과 배선 인덕턴스의 직렬 합성 임피던스. 단배선(2 nH, 약 3 mm)은 100 MHz까지 낮은 임피던스를 유지하지만, 장배선(10 nH, 약 15 mm)은 30 MHz 이상에서 임피던스가 급격히 상승하여 바이패스 효과를 상실한다.

    짧은 접지가 EMC 마진을 좌우하는 이유

    필자의 경험 중 하나는, Y-Cap의 접지 배선 길이를 절반으로 줄였을 때 30~100 MHz 대역에서 6 dB 이상의 CM 노이즈 저감을 확인한 사례다. 초기 설계에서는 Y-Cap을 PCB 가장자리에 배치하고 접지면까지 15 mm 정도의 트레이스로 연결했는데, 이 정도 길이만으로도 약 8~10 nH의 기생 인덕턴스가 발생한다. 50 MHz에서 이 인덕턴스의 리액턴스는 \( 2\pi \times 50 \times 10^6 \times 10 \times 10^{-9} \approx 3.14\,\Omega \) 로, 2.2 nF Y-Cap의 리액턴스 \( 1/(2\pi \times 50 \times 10^6 \times 2.2 \times 10^{-9}) \approx 1.45\,\Omega \) 와 합쳐져 전체 임피던스가 두 배 이상 상승한다.

    이 문제는 Y-Cap을 접지면과 같은 레이어에 배치하고 패드를 접지면에 직접 연결(Direct Connect)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스루홀 부품이라면 접지면 레이어에 써멀 릴리프 없이 풀 컨택으로 연결하고, SMD Y-Cap이라면 부품 바로 옆에 접지 비아를 여러 개 배치하여 귀환 경로의 인덕턴스를 최소화한다. 포트-인-비아(Pour-in-Via) 기법으로 Y-Cap 패드와 내층 접지면 사이의 거리를 수 mm 이내로 유지하면 기생 인덕턴스를 2 nH 이하로 억제할 수 있었고, 그 결과 30 MHz 대역에서도 Y-Cap 본연의 바이패스 성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접지 배선 최적화 전후 CM 노이즈 레벨 비교
    그림 3: 접지 배선 최적화 전후의 주파수 대역별 CM 노이즈(QP) 측정 비교. 15 mm 장배선 대비 3 mm 단배선 적용 시 30~200 MHz 대역에서 뚜렷한 저감 효과를 보이며, 특히 100~200 MHz 대역에서 8 dB 이상 개선된다.

    그림 3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접지 배선을 3 mm 수준으로 단축한 후 100~200 MHz 대역에서 CM 노이즈가 8 dB 이상 저감되어 EMI 마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결국 Y-Cap에서 중요한 것은 “몇 nF를 썼느냐”보다 “접지까지 몇 mm를 썼느냐”에 가깝다.


    Y-Cap을 타고 흐르는 가청 소음의 정체

    Y-Cap의 또 다른 숨은 문제는 가청 소음이다. SMPS의 스위칭 주파수 자체는 통상 65~130 kHz로 인간의 가청 범위를 벗어나지만, 경부하 시 버스트 모드나 스킵 사이클이 동작하면 스위칭 펄스 열의 반복 주파수가 수백 Hz에서 수 kHz 대역으로 낮아진다. 이 불연속적인 펄스 열은 주파수 스펙트럼 상에서 가청 대역에 강한 고조파 성분을 만들어내고, 이 성분이 Y-Cap을 통해 접지 라인으로 흐르면서 문제를 일으킨다.

    일반적인 Y-Cap에 사용되는 고유전율 세라믹(X7R, Y5V, Z5U 등)은 강유전체(Ferroelectric) 특성을 가지며, 인가 전압에 따라 유전체가 미세하게 변형되는 압전 효과(Piezoelectric Effect)를 나타낸다. 스위칭 노이즈 전압이 Y-Cap 양단에 인가될 때마다 유전체가 수축·팽창을 반복하고, 이것이 기판을 통해 공기 중으로 방사되어 가청음으로 변환되는 것이다. 현상 자체는 세라믹 커패시터의 마이크로포닉스와 동일한 메커니즘이지만, Y-Cap의 경우 안전 규격상 일정 두께 이상의 유전체를 사용해야 하므로 변형량이 더 크고 소음도 더 두드러진다.

    필자가 경험한 사례에서는 정격 15 W급 오픈 프레임 SMPS에서 경부하 동작 시 2~4 kHz 대역의 “찌르르” 하는 소음이 발생했다. 오실로스코프로 Y-Cap 양단을 측정해보니 버스트 모드의 펄스 버스트 반복 주파수가 정확히 가청음의 기본 주파수와 일치했고, Y-Cap을 제거하면 소음이 사라졌지만 CM 노이즈가 15 dB 이상 상승하여 EMI 규제를 통과할 수 없었다.


    저유전율 Y-Cap으로 소음을 잡다 — 트레이드오프의 실체

    이 소음 문제의 근본 원인은 유전체 재료의 압전 계수에 있다. 유전율이 높은 X7R 계열(BaTiO₃ 기반)은 유전율 \( \varepsilon_r \) 이 2,000~3,000에 달하지만, 결정 구조가 외부 전계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압전 변형이 크다. 반면 온도 보상용 NP0/C0G 계열(CaZrO₃ 기반)은 유전율이 20~100 수준으로 낮은 대신, 상유전체(Paraelectric) 특성을 가져 압전 효과가 거의 없다.

    Y-Cap 유전체 재료 특성 비교: X7R vs NP0/C0G
    그림 4: Y-Cap 유전체 재료의 특성 비교 레이더 차트. X7R(BaTiO₃)은 고유전율로 소형화에 유리하지만 압전 소음과 DC 바이어스 특성이 취약하다. NP0/C0G(CaZrO₃)는 유전율이 낮아 소형화에 불리하지만 압전 소음 저감, 온도 안정성, DC 바이어스 내성 등 모든 정성적 지표에서 우수하다.

    여기서 실용적인 트레이드오프가 발생한다. 동일한 2.2 nF 용량을 구현하려면, X7R은 \( \varepsilon_r \approx 2500 \) 이므로 작은 디스크 직경으로 충분하지만, NP0/C0G는 \( \varepsilon_r \approx 50 \) 으로 유전율이 1/50 수준이므로 같은 용량을 얻기 위해 훨씬 큰 전극 면적, 즉 더 큰 디스크 직경이 필요하다.

    동일 2.2nF Y-Cap 디스크 직경 비교: X7R vs NP0
    그림 5: 동일 2.2 nF 용량에서 X7R과 NP0의 디스크 직경 비교. NP0는 X7R 대비 약 1.5배 큰 디스크 직경이 필요하지만, 압전 진동이 근본적으로 억제되어 가청 소음이 측정 한계 이하로 사라진다.

    실제로 필자가 적용한 NP0 2.2 nF Y-Cap은 X7R 동일 용량 대비 디스크 직경이 약 6.5 mm에서 10 mm로 1.5배 커졌다(그림 5). PCB 실장 면적은 늘어나지만, 압전 진동이 근본적으로 억제되므로 가청 소음은 측정 한계 이하로 사라졌고 CM 노이즈 억제 성능은 동일하게 유지되었다.

    특성X7R (BaTiO₃)NP0/C0G (CaZrO₃)
    비유전율 εr2,000 ~ 3,00020 ~ 100
    정전용량 온도 계수±15% (−55~+125°C)0 ±30 ppm/°C
    DC 바이어스 특성정격 전압에서 −50% 이상 저하거의 변화 없음
    압전 효과 (소음)강함 — 가청 소음의 주요 원인무시할 수준 — 상유전체
    2.2 nF 디스크 직경약 6.5 mm약 10 mm
    Y2 안전 규격 대응범용 라인업 풍부주문 대응 위주 (제한적)
    적용 추천소음 민감도 낮은 산업용가전, 의료기기, 오디오
    표 1: Y-Cap 유전체 재료 X7R과 NP0/C0G의 주요 특성 비교. 소음이 문제 되는 애플리케이션에서는 디스크 크기 증가를 감수하고 NP0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 선택에서 중요한 점은 Y-Cap의 안전 규격(Y1/Y2)을 만족하는 NP0 재료가 시장에 많지 않다는 현실이다. 대부분의 Y-Cap은 X7R이나 Y5V 기반으로 생산되므로, 저유전율 Y-Cap을 찾으려면 제조사에 직접 문의하거나 특수 라인업을 검토해야 한다. 국내 패시브 제조사 중에서는 Y2 등급의 NP0 디스크 커패시터를 주문 대응하는 곳이 있으며, 용량이 1~2.2 nF 정도라면 디스크 직경 7~10 mm 선에서 구현 가능하다. 용량이 더 필요한 경우에는 Y-Cap을 병렬로 분할하여 개별 소자의 전계 강도를 낮추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실전 Y-Cap 선정과 실장 가이드

    위의 두 경험을 종합하면, Y-Cap 설계의 핵심 원칙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접지 배선 길이를 극단적으로 짧게 유지한다. Y-Cap 패드와 접지면 사이의 거리가 5 mm를 넘지 않도록 레이아웃하고, 써멀 릴리프 없이 직접 연결하여 기생 인덕턴스를 2 nH 이하로 억제한다. 둘째, 가청 소음이 문제가 되는 애플리케이션(거실용 가전, 의료기기, 오디오 기기 등)에서는 유전체 재료를 X7R에서 NP0/C0G로 전환하는 것을 적극 검토한다. 디스크 크기 증가로 인한 실장 면적 페널티는 1.5배 정도로 수용 가능한 수준이며, 소음 저감 효과는 극적이다. 셋째, 두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Y-Cap 용량을 여러 개로 분할하여 각 소자의 전계 강도와 전류 밀도를 낮추되, 분할된 각 Y-Cap마다 짧은 접지 경로를 독립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공통 트레이스로 묶어서 접지면까지 길게 빼는 순간 분할의 의미가 사라진다.

    Y-Cap은 SMPS 설계자에게 작지만 결코 만만하지 않은 소자다. “데이터시트 보고 용량만 맞추면 된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EMC 리테스트와 소음 컴플레인이라는 두 개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반대로 배선 길이와 유전체 재료라는 두 변수를 의식적으로 통제하면, Y-Cap은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EMC 마진을 벌어주는 고마운 부품이 된다.

  • Eco-mode의 경부하 리플, FCCM 컨버터로 LDO 없이 해결한 경험 — TPS54202 vs TPS54308

    Eco-mode의 경부하 리플, FCCM 컨버터로 LDO 없이 해결한 경험 — TPS54202 vs TPS54308

    전압 리플(voltage ripple)에 민감한 회로에서 강압 컨버터를 선택할 때, 단순히 정격 전류와 효율만 보고 고르면 낭패를 보기 쉽다. 특히 경부하 구간에서 Eco-mode나 pulse skipping이 동작하는 컨버터는 출력 리플이 수십 mV까지 치솟아 아날로그 센서, RF 프론트엔드, PLL/VCO 전원단의 성능을 크게 떨어뜨린다. Texas Instruments의 TPS54202와 TPS54308은 동일한 6핀 SOT-23 패키지에 핀 배열까지 같지만, 경부하 동작 모드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있어 리플 민감 회로에서의 선택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리플 민감 회로에서 발생하는 문제

    24V 산업용 버스에서 5V나 3.3V 로컬 레일을 생성할 때, 가장 흔한 선택은 동기식 강압 컨버터다. 그런데 부하가 항상 일정하지 않은 시스템 — 예를 들어 센서 폴링 주기에 따라 소비 전류가 수 mA에서 수백 mA까지 변동하는 IoT 게이트웨이나, 대기 모드에서는 수 mA만 소비하다가 송신 시 1A 이상을 요구하는 무선 모듈 전원 — 에서는 경부하 구간의 출력 리플이 문제가 된다. 부하가 가벼워지면 컨버터가 펄스를 건너뛰는 모드로 진입하면서 스위칭 주파수가 불규칙해지고, 출력단 커패시터가 충·방전을 반복하며 리플 진폭이 크게 늘어난다.

    이 리플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단순히 전압 변동 때문만이 아니다. 리플의 주파수 성분이 ADC의 샘플링 대역과 겹치면 유효 분해능(ENOB)이 떨어지고, PLL의 위상 노이즈로 직결되며, 아날로그 신호 체인의 CMRR로도 제거되지 않는 시스템 노이즈로 남는다. LDO로 바꾸면 리플은 해결되지만, 24V→5V 변환에서 LDO의 효율은 고작 21%에 불과해 1A 부하 시 19W에 달하는 열이 발생한다. 방열판과 추가 실장 면적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TPS54202 vs TPS54308 부하별 출력 리플 비교
    그림 1: TPS54202(Eco-mode)와 TPS54308(FCCM)의 부하 전류별 출력 리플(mVpp) 비교 — 경부하에서 두 컨버터의 리플 차이가 극명하게 벌어진다.

    Eco-mode의 경부하 리플, 왜 커지는가

    TPS54202는 500kHz 고정 주파수 피크 전류 모드 제어에 Advanced Eco-mode™를 적용한 2A 컨버터다. Eco-mode는 경부하에서 하이사이드 FET의 최소 온타임(minimum on-time)이 유지할 수 있는 수준 이하로 부하가 떨어지면, 컨버터가 일부 스위칭 사이클을 건너뛰어(pulse skipping)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는 출력 전압이 설정값 아래로 떨어질 때만 FET를 켜고, 일단 목표 전압에 도달하면 다시 대기 상태로 돌아간다. 45μA의 낮은 무부하 전류(Iq)는 이 Eco-mode의 직접적인 결과다.

    그러나 이 효율 최적화에는 대가가 따른다. 펄스 스키핑 구간에서는 스위칭 주파수가 수백 Hz까지 떨어질 수 있고, 한 번의 버스트로 전달되는 에너지가 출력 커패시터를 과충전한 뒤 부하가 이를 서서히 소모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이로 인해 출력 리플 진폭이 중부하 시의 10~15mV 수준에서 경부하 시 40~80mV까지, 조건에 따라서는 100mV를 넘기도 한다. 리플 주파수도 불규칙해져서, 특정 주파수 대역의 노이즈를 필터로 제거하기도 어렵다.

    TPS54202 Eco-mode 경부하(100mA) 동작 시 출력 리플 오실로스코프 캡처 — 리플 진폭이 크고 불규칙한 펄스 스키핑 패턴
    그림 2: TPS54202 오실로스코프 측정 파형 — IOUT=100mA 경부하에서 VOUT 리플이 20mV/div 스케일로 크게 나타나며, 펄스 스키핑으로 인해 스위칭 노드(PH) 파형이 불규칙해진다. (출처: TI TPS54202 데이터시트 Figure 7-8)

    FCCM이 리플을 해결하는 방식

    TPS54308은 동일한 6핀 SOT-23 패키지에 핀 배열까지 TPS54202와 같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경부하에서도 스위칭을 멈추지 않는 FCCM(Forced Continuous Conduction Mode)으로 동작한다는 점이다. 부하 전류가 아무리 낮아져도 350kHz 스위칭 주파수는 변하지 않으며, 인덕터 전류가 음(-)의 방향으로 흘러서라도 연속 도통을 유지한다. 이는 경부하 효율을 다소 희생(Iq = 300μA로 TPS54202의 45μA보다 높음)하는 대신, 출력 리플을 전 부하 영역에서 예측 가능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설계 철학이다.

    FCCM에서 출력 리플은 기본적으로 \( \Delta V_{OUT} \approx \Delta I_L \times ESR + \Delta I_L / (8 \times f_{SW} \times C_{OUT}) \) 로 결정되며, \( \Delta I_L \) 자체가 일정한 스위칭 주파수와 듀티 사이클에 의해 고정된다. 경부하라고 해서 리플이 커질 구조적 이유가 없다. 실제로 12V→5V, \( L = 10\mu H \), \( C_{OUT} = 2 \times 22\mu F \) MLCC 구성에서 TPS54202가 경부하(10mA)에서 60mVpp 이상의 리플을 보일 때, 동일 기판에 TPS54308을 실장하면 15~20mVpp 이내로 억제된다. 리플 주파수도 350kHz로 고정되어 있어, 이 대역만 노치 필터로 추가 감쇠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TPS54308 FCCM 경부하(100mA) 동작 시 출력 리플 오실로스코프 캡처 — 350kHz 고정 주파수, 낮은 리플
    그림 3: TPS54308 오실로스코프 측정 파형 — 동일 경부하(IOUT=100mA)에서 FCCM 덕분에 VOUT 리플이 10mV/div 스케일로 억제되고, PH 파형이 350kHz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출처: TI TPS54308 데이터시트 Figure 8-8)

    LDO로 우회하지 않고 컨버터로 해결하는 이유

    리플 문제를 마주한 설계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우회책은 LDO다. 출력 리플이 수 μV 수준으로 사실상 존재하지 않고, 외부 부품도 입출력 커패시터 두 개면 끝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선택은 특히 입출력 전압 차가 클 때 심각한 효율 손실을 초래한다. 예를 들어 24V 입력에서 5V/0.5A를 공급하는 LDO의 전력 손실은 \( (24V – 5V) \times 0.5A = 9.5W \)로, 부하에 전달되는 전력(2.5W)의 4배 가까운 열이 레귤레이터에서 발생한다. SOT-223 패키지로는 방열이 불가능한 수준이며, TO-220 + 방열판을 사용하더라도 주변 부품의 열화를 피할 수 없다.

    TPS54308 FCCM 컨버터는 동일 조건(24V→5V, 0.5A)에서 약 88~90%의 효율을 제공하므로, 컨버터 자체 손실은 약 0.28W에 불과하다. LDO 대비 97%의 손실 감소이며, 이는 곧 방열판 불필요, 작은 패키지(SOT-23 6핀), 그리고 좁은 기판에서의 설계 자유도로 직결된다. 게다가 FCCM 덕분에 리플마저 LDO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낮은 15~20mVpp로 유지되므로, 추가 LC 필터 한 단만으로도 5mVpp 이하의 초저리플 레일을 만들 수 있다.

    방식출력 리플효율 (24V→5V, 0.5A)손실방열판
    LDO (예: LM7805)수 μVpp21%9.5W필수 (TO-220 + 방열판)
    TPS54202 (Eco-mode)60~80mVpp (경부하)~90%0.28W불필요
    TPS54308 (FCCM)15~20mVpp~89%0.31W불필요
    표 1: LDO, Eco-mode 컨버터, FCCM 컨버터의 리플-효율 트레이드오프

    실제 교체 경험: TPS54202 → TPS54308

    24V 입력, 5V 출력, 10mA~500mA 가변 부하의 센서 인터페이스 보드에서 TPS54202를 사용한 초기 설계는 중부하(200mA 이상)에서는 양호했지만, 센서 폴링 주기 사이의 대기 구간(약 10~15mA)에서 출력 리플이 70mVpp까지 치솟았다. 이 리플이 16비트 ADC의 LSB를 4~5비트 흔들어 유효 분해능이 11비트 수준으로 떨어졌고, 소프트웨어 평균화로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

    TPS54308로 교체한 후 동일한 기판, 동일한 \( L = 10\mu H \), \( C_{OUT} = 2 \times 22\mu F \) 구성에서 경부하 리플은 18mVpp로 74% 감소했고, 350kHz 고정 주파수 덕분에 리플의 FFT 스펙트럼도 단일 피크로 집중되었다. ADC 유효 분해능은 14.2비트로 회복되었고, 소프트웨어 오버샘플링과 결합해 15비트 이상도 확보할 수 있었다. 전력 손실은 TPS54202 대비 약 30mW 증가(Iq 45→300μA 차이)했지만, 전체 효율은 89%로 여전히 우수하며 발열 문제는 전혀 없었다.

    주목할 점은 TPS54202와 TPS54308이 핀 배열이 완전히 동일(1:GND, 2:SW, 3:VIN, 4:FB, 5:EN, 6:BOOT)하다는 사실이다. 기존 PCB를 전혀 수정하지 않고 TPS54202를 들어내고 TPS54308을 그대로 납땜하는 것만으로 이 모든 개선을 얻을 수 있었다. 단, TPS54308의 스위칭 주파수가 350kHz로 TPS54202의 500kHz보다 낮으므로, 동일 리플 목표치에 맞추려면 인덕터 값을 조정하면 더욱 최적화할 수 있다.

    TPS54202에서 TPS54308로 교체 후 리플 변화
    그림 4: 동일 기판에서 TPS54202를 TPS54308로 교체한 전후 출력 리플 비교 — 70mVpp에서 18mVpp로 74% 감소하였으며, ADC 유효 분해능이 11비트에서 14.2비트로 회복되었다.

    사양 비교 및 선택 기준

    항목TPS54202TPS54308
    입력 전압4.5~28V4.5~28V
    출력 전류2A3A
    내장 FET (HS+LS)148 + 78mΩ85 + 40mΩ
    스위칭 주파수500kHz (spread spectrum)350kHz (고정)
    경부하 모드Advanced Eco-mode™ (pulse skip)FCCM (강제 연속 도통)
    무부하 전류 (Iq)45μA300μA
    소프트 스타트5ms (내장)5ms (내장)
    보호 기능OCP, OVP, TSDOCP, OVP, TSD
    패키지SOT-23 (6)SOT-23 (6)
    핀 배열GND-SW-VIN-FB-EN-BOOTGND-SW-VIN-FB-EN-BOOT (동일!)
    표 2: TPS54202 vs TPS54308 사양 비교

    리플에 민감한 아날로그 회로나 정밀 센서 전원, RF 블록의 로컬 레일이라면 TPS54308의 FCCM이 제공하는 예측 가능한 저리플이 Eco-mode의 경부하 효율보다 훨씬 큰 가치를 지닌다. 반대로 배터리 구동 기기처럼 경부하 효율이 배터리 수명을 좌우하는 애플리케이션이고 리플에 상대적으로 둔감한 디지털 회로가 부하라면, TPS54202의 45μA Iq와 Eco-mode가 더 적합한 선택이다. 두 소자는 핀 배열까지 동일하므로, 프로토타입 단계에서 양쪽 모두 테스트해 보고 리플과 효율을 실측하여 최종 결정하는 접근이 가장 실용적이다.

  • 리니어 레귤레이터와 스위칭 레귤레이터의 차이

    리니어 레귤레이터와 스위칭 레귤레이터의 차이


    전원의 안정도가 필요한 경우에는 리니어 레귤레이터를 사용한다

    시리즈 레귤레이터나 션트 레귤레이터로 불리는 리니어 레귤레이터는 정밀한 전압이 필요한 경우나 작은 전력이 필요할 때, 제품의 단가를 낮춰야 할 때 주로 사용 된다. 리니어 레귤레이터는 간단한 회로 구성에서 전기적인 노이즈 발생이 매우 작고, 출력 리플 전압도 작아 안정도가 높은 전원을 구성 할 수 있다.

    하지만 리니어 레귤레이터는 트랜지스터를 이용하여 입력 전압과 출력 전압의 차이를 만들어 내므로 출력 전류가 큰 경우에 큰 전력 손실이 발생한다. 전력 손실은 모두 열로 발생하기 때문에 발열에 의한 정격 사용 온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히트싱크 등의 방열 대책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높은 출력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전원 손실이 크게 되므로 사용 하기 어렵다.

    Disadvantages of Linear Regulator

    고효율의 전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스위칭 레귤레이터를 사용한다

    스위칭 레귤레이터는 고효율의 전원이 필요한 경우나, 회로를 소형화 할 필요가 있을 때 주로 사용한다. 예를들어 리니어 레귤레이터에서 열로 소비하는 전력을 스위칭 레귤레이터는 스위칭 손실로 해결 할 수 있기 때문에 전력 변환 효율이 높고 방열에 필요한 면적이 작다.

    또 전원 트랜스는 동작 주파수가 낮을 수록 크기가 크기 때문에, 상용 전원인 50/60Hz를 변환하는 리니어 레귤레이터는 전원 트랜스가 크고 무거워 진다. 한편 스위칭 레귤레이터는 동작 주파수를 수십kHz 이상으로 만들 수 있으므로 전력 변환에 사용하는 트랜스를 소형으로 가볍게 만들 수 있다.

    이 밖에 리니어 레귤레이터는 상용 전원의 트랜스에 의해 전압을 떨어뜨리고 정류하여 직류 전압을 만들어야 한다. 그 때문에 정류 회로에는 출력 전류가 그대로 흘러 정류 다이오드의 손실도 크고 평활 커패시터도 대형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스위칭 레귤레이터는 상용 전원을 직접 정류한 직류 전압을 사용 하므로 전류가 작아 정류 다이오드의 손실이 작고, 동작 주파수가 수십kHz 이상으로 평활 커패시터도 소형으로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스위칭 레귤레이터는 회로 구성이나 동작이 복잡하다. 그리고 스위칭에 따른 노이즈를 저감 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Linear RegulatorSwitching egulator
    Step Down(Buck)
    Step Up(Boost)
    Buck-Boost
    Invert
    O
    X
    X
    X
    X
    X
    X
    X
    EfficiencyLowHigh
    Output CurrentLowHigh
    NoiseLowHigh
    DesignSimpleComplicated
    CostLowMiddle

    최근에는 스위칭 레귤레이터를 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IC에 의한 회로의 집적화 기술이 발달하여 복잡한 기능을 필요로 하는 회로가 하나의 IC로 구현되어 있다. 스위칭 레귤레이터도 겨우 몇 개의 주변 회로 구성으로 고효율의 스위칭 레귤레이터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용도에 따른 부품 종류도 세분화 되어 있다.

    단 이러한 IC도 사용하는 방법이 정확하지 않다면 신뢰성의 저하나 부품 파손등의 사고를 일으킨다. 따라서 스위칭 레귤레이터의 설계는 매우 중요하다.

    Examples of switching regulators by TI (link)